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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New Year, New Leader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New Year, New Leader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 윤길주 기자
  • 승인 2017.01.02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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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 타고 세계로 나간다

2017년은 그 어느 때보다 경제 환경이 암울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련의 폭풍은 한순간에 우리 경제를 집어삼킬 기세다. 기업인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응전의 태세를 가다듬고 있다. 이럴 땐 새로운 리더십과 열정으로 기업을 이끄는 리더가 요구된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같은 뚝심의 기업가 말이다. 1957년 생으로 닭띠 CEO인 김홍국 회장에게 위기는 곧 기회다.  

소년은 열한 살 때 외할머니가 몸보신 하라고 사준 병아리 10마리를 정성껏 키웠다. 사료 살 돈이 없어 개구리나 미꾸라지를 잡아 깡통에 삶아 병아리에게 먹였다. 들판을 열심히 누빈 덕에 사료 값 들 일이 없었다. 다 자란 닭 10마리를 내다 파니 손에 3000원이 들어왔다. 
돈 버는 재미를 알게 된 소년은 3000원 중 700원을 헐어 마리당 7원에 병아리 100마리를 샀다. 그렇게 병아리는 자꾸 불어 낳고 손에 쥐는 돈도 늘어났다. 1978년 고등학교 3학년 때 사업자등록을 내고 자본금 4000만원으로 농장을 설립했다. 당시 닭 5000마리, 돼지 700마리가 농장을 가득 채웠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이야기다. 그의 장사 수완은 초등학교 때부터 빛을 발했던 셈이다. 지금이야 크게 성공해서 그렇지 그 당시 김 회장의 행동은 확실히 튀는 것이었다. 그의 집안 내력을 보면 더욱 그렇다. 김 회장의 집안은 6남매다. 다른 형제들은 모두 교육자, 공무원이다. 김 회장만 사업가의 길을 걷고 있다. 

농고 못 가게 하자 가출한 소년

김 회장은 중학교 때 굳이 인문계를 마다하고 이리농고에 들어갔다. 공부도 잘했던 터라 부모님의 반대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하지만 김 회장의 고집을 꺾진 못했다. 그가 들려준 소년의 가출기. 
“농고에 간다니까 부모님, 특히 어머니의 반대가 극심했어요. 절대 안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가출을 결심했습니다. 그때 기차를 타고 간곳이 목포 유달산이었어요. 유달산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며 반드시 농고를 가겠다고 다짐을 했어요. 하지만 가진 돈도 떨어지고 해서 이리역에 내렸더니 어머니가 밤새 기다리셨던 겁니다. 날 보시더니 ‘농고 가도 좋으니 집만 나가지 말거라’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때 부모님 뜻대로 했다면 지금쯤 공무원이나 선생님을 하고 있을 겁니다.”
어느 기업이나 성공하기까지 창업자의 불굴의 신화가 있게 마련이다. 이병철, 정주영이 써온 신화는 우리를 격동케 한다. 맨땅에 집을 짓고, 산을 밀어 공장을 세우고, 아스팔트를 깔고, 바다를 거대한 평야지대로 만드는 의지는 얼마나 경이적인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아직 그들에 비할 바는 아니나 모두가 ‘레드오션’이라고 믿었던 닭에서 희망을 키우고, 그 꿈을 너른 바다까지 펼쳐나갔다. 
김 회장은 지난 11월 비즈니스 분야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세계적 권위의 ‘2016 EY 최우수 기업가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단(위원장 권오규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교수)이 그의 기업가로서의 개척자 정신을 높이 산 것이다. 심사위원단은 6개월여에 걸쳐 ▲기업가 정신 ▲재무성과 ▲전략적 방향 ▲ 국내 및 세계적 영향력 ▲개인적 품성 및 사회적 기여도 등 6가지 항목을 평가해 매년 각 분야 최고 기업가를 선정하고 있다. 
김 회장은 수상 소감에서 “성공한 사업가보다는 도전하고 전진하는 기업인을 찾아 격려하는 EY 최우수 기업가상을 수상하게 돼 영광”이라며 “안주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하는 기업가의 길을 걷겠다”고 밝혔다.
EY 최우수 기업가상은 성공을 일군 기업가들의 열정과 성과를 기리고 기업가 정신을 확산하고자 1986년 미국에서 처음 제정됐다. 매년 세계 60여개 국가, 145개 도시에서 최우수 기업인을 뽑는 세계 최고 권위의 글로벌 경영대상이다. 김 회장이 이 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세계적인 기업가로 인정 받았다는 것을 뜻한다.

EY 최우수 기업가상 수상

김 회장이 걸어온 길이나 경영철학을 보면 이 상이 왜 그에게 주어졌는지 이해가 간다. 김 회장의 꿈은 한국판 카길(세계 곡물 메이저 1위)을 완성하는 것이다. 돈 때문이 아니라 기업가로서의 야망이다. 2015년 6월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인수한 것도 그 일환이다. ‘닭 기업’으로 알려진 하림이 팬오션을 사들인 것에 대해 뜬금없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았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단순히 곡물 사료의 원활한 운송을 위해 팬오션을 인수한 게 아니다”며 “하림그룹의 목표는 카길과 같은 글로벌 곡물 메이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목표로 삼고 있는 세계 1위 곡물 메이저 카길은 500척 넘는 선박을 운영하고 있다. 곡물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가격 등락에 대응하는 것인데,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게 운송비인 까닭이다. 
김 회장은 2016년 4월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부지를 4525억원에 매입했다. 하림은 이 땅을 개발해 가공식품 물류단지와 연구개발센터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땅은 그동안 ‘저주의 땅’이었다.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 개발이 무산됐다. 이런 곳을 김 회장이 가공식품의 메카로 만들겠다니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크고 작은 M&A(기업 인수합병)를 통해 하림은 30년만에 자산 규모 10조원에 달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하림은 2017년 4월이면 명실상부한 재벌 반열에 오를 게 확실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에 새로 편입될 전망이다. 2016년 4월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에 포함됐다가 9월 공정거래법 개정(자산총액 기준 5조원→10조원 상향)으로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됐는데 자산이 늘어 다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 규모만 보면 하림그룹은 대우건설, 미래에셋그룹, 효성 등과 비슷하다. 
하림그룹의 성장 원천은 역시 김홍국 회장의 사업가적 안목과 지칠 줄 모르는 투지, 개척자 정신이다. 하림그룹 계열사 대부분은 인수합병으로 한식구가 됐다. 김 회장이 통합 경영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 도입한 전략이다. 다른 기업들이 M&A를 했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억지로 화학적 결합을 하려고 한데서 비롯될 때가 많다. 
그래서 김 회장은 M&A로 인수한 기업 경영은 전적으로 그쪽에 맡긴다. 인사, 자금 담당도 그쪽에서 알아서 하도록 한다. 전문 분야는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회장의 M&A 철학은 단순 명쾌하다. “송아지를 사서 키우려면 3년 걸리지만 마른 소를 사서 3~4개월 잘 키우면 좋은 소가 된다.”

과감한 M&A 결단과 탁월한 안목  

김 회장은 ‘삼장(三場) 통합경영’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그는 닭 값이나 돼지 값은 폭락해도 소시지 값은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 육계 계열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삼장 통합경영’은 농장-공장-시장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경영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중간 마진을 없애고 소비자들이 싼값에 좋은 제품을 소비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홍국 회장은 유쾌하다. 말에 막힘이 없다. 30분 정도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가 엄청난 독서량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릴 때부터 사업을 하면서 언제 그 많은 책을 읽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는 독서에서 얻은 지식을 실전에 접목하려 노력한다. 
김 회장은 긍정론자다. 팬오션을 인수할 때도, 파이시티 부지를 인수할 때도 다른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그는 승산을 확신했다. 팬오션과 파이시티 부지 모두 주인을 잘못 만난 탓에 망가졌을 뿐이지 가치가 있는 자산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성공가도만 달려온 것은 아니다. 1982년 닭 값 파동 때 첫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살인적인 고리 사채를 써가며 안간힘을 썼으나 눈물을 머금고 양계사업을 포기해야 했다. 식품회사에 영업사원으로 들어가 낮밤으로 뛰어 6년여 만에 빚을 모두 갚았다.
1997년 외환위기 때 두 번째 위기가 왔다. 400억원 넘는 돈을 들여 증축한 최신식 육가공 공장 소비가 줄어 문을 닫을 처지에 몰렸다. 궁하면 통한다 했던가. 세계은행(IBRD)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의 문을 두드려 2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이후에도 2003년엔 익산 공장이 불에 모두 타버려 다시 좌초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굴지의 기업을 일궜다. 김 회장은 틈이 날 때마다 “위기를 견디면 기회가 되니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위기 견디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

‘하림’(夏林)이란 이름은 김 회장이 지었다. ‘여름숲’이란 뜻이다. 김 회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회사 이름을 무엇으로 지을까 고민하던 중 여름 날 숲에 들어갔습니다. 거기엔 새가 있고 계곡이 있고 맑은 물이 있었습니다. 시원한 바람도 있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여름숲처럼 위안과 즐거움을 주자는 뜻에서 회사 이름 그렇게 정했습니다.”
하림은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던 1차산업에서 부를 일군 특이한 경우다. 요즘한국에선 이런 케이스가 거의 없다. 반짝 아이디어로 큰돈을 벌 생각을 하지 긴 호흡으로 농장이나 공장을 지어 기업을 일구겠다는 사람이 없다. 넓은 땅과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바보로 여긴다.  
하물며 닭 키우고 돼지 키워 재벌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김 회장은 어릴 때부터 닭을 키워 회사를 키우면서 농축산에 대한 모태신앙과도 같은 믿음을 가졌던 모양이다. 거기에 남다른 안목을 바탕으로 회사를 하나 둘 인수했던 게 성공 비결이다. 
김 회장은 “옛날에 기회가 지금보다 더 많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많은데 업종이 다양한 지금이 오히려 훨씬 기회가 많다”며 “매일 15도의 경사길을 조금씩 오른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오르다보면 어느덧 정상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김홍국 회장은 롤모델이다. 지금이야 세상이 바뀌어 병아리를 키워 돈을 번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병아리가 아니라 집념과 도전정신이다. 김 회장의 경우 다른 업종을 선택했어도 성공했을 것이다. 그만큼 그의 개척정신은 강했던 것이다. 
김 회장은 “흙수저, 금수저란 말로 젊은이들이 절망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며 “뭐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기회는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젊은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남 다른 생각과 개척정신으로 곡물계의 삼성전자를 일구려는 김홍국 회장. 그에게도 2017년은 쉽지 않은 한해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는 늘 실패를 딛고 일어섰다. 어깨가 늘어진 젊은이들에게 그가 힘을 불어넣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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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에게 초등 1학년 도덕 교과서 선물하는 까닭
김홍국 회장은 적성과 성품을 강조한다. 김 회장은 특이하게도 신년에 임직원들에게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를 선물한다. 그 교과서에 인간이 살아가면서 지켜야할 도리가 다 담겨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김 회장은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 나와 있는 질서나 윤리만 잘 지켜도 세상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인간의 삶이나 경영 모두 생각하는 것처럼 고차원 적인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책이나 경험을 통해 경영 기법을 익히는 것은 나중 일”이라며 “원칙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홍국 회장은 어려서부터 무엇이 적성에 맞는지 스스로 깨우쳤다. 자신은 닭을 키우는데 재미를 느껴 성공했듯이 누구나 적성에 맞는 일을 하면 즐기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교육에서 적성을 찾아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네덜란드의 교육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네덜란드는 유치원 2년을 포함해 초등학교 과정이 모두 8년입니다. 유치원에서도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소통을 못하면 유급됩니다. 초등학교 담임은 졸업할 때까지 같은 반을 맡습니다. 오랫동안 학생들을 관찰하면서 한명 한명의 적성을 찾아주는 게 선생님의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 적성을 바탕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하고 사회에 진출해서는 각 분야의 프로가 되는 것이지요. 네덜란드가 무역대국이 된 것도 이런 교육 덕입니다. 우리 교육도 영어, 수학에 매달릴 게 아니라 적성을 찾아주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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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모자 보며 도전 의지 불태운다
하림그룹 본사에는 나폴레옹의 2각모자가 전시돼 있다. 임직원들이 이 모자를 보면서 나폴레옹처럼 도전의지를 불태우라는 뜻에서다. 
하림그룹은 2014년 11월16일 프랑스 파리에서 경매를 통해 모나코 왕실이 소장해오던 모자를 낙찰 받았다. 모자 경매 가격으로는 역대 최고인 188만4000유로(약 25억9000만원)를 지불했다. 당초 50만 유로 정도 나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하림그룹이 통 크게 베팅을 한 것이다. 김홍국 회장은 “가격보다는 그 모자에 담긴 정신이 중요하다”며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국 회장은 평소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1세의 ‘불가능은 없다’는 도전정신을 높이 사왔다. 그는 중학생 때 나폴레옹 전기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김 회장은 “내 좌우명은 긍정적인 정신”이라며 “평민이었던 나폴레옹이 황제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불가능은 없다는 긍정적 사고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홍국 회장의 성공 키워드

-끊임없이 도전한다
-포기란 없다
-위기는 기회다
-긍정적 사고로 무장한다
-과감히 결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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