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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7:41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변대규 휴맥스 회장 “젊어서 창업은 무조건 남는 장사”
변대규 휴맥스 회장 “젊어서 창업은 무조건 남는 장사”
  • 이필재 인물스토리텔러
  • 승인 2017.01.02 11: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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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매출 1조4000억·…경영수준 높여야 해외시장서 버텨

CEO에겐 많은 스토리가 있다.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과정엔 실패와 좌절, 투혼이 담겨 있다. 정점에 도달해서는 더 넓은 영토를 개척하기 위해 끊임없이 아이디어와 전략을 구상한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는 흥미롭고 젊은이들에겐 꿈과 용기를 준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이번호부터 ‘CEO & Talk’를 연재한다. 필자인 이필재 인물스토리텔러는 중앙일보 기자, <이코노미스트> 편집장을 역임했다. 주로 CEO  탐구 전문기자로 활동했다. 저서로 <CEO 브랜딩> <아홉 경영 구루에게 묻다> <한국의 CEO는 무엇으로 사는가> 등이 있다. 

변대규(57) 회장은 자신이 창업한 휴맥스를 당대에 매출액 1조원 대의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휴맥스의 주력 제품은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셋톱박스)와 셋톱박스에 IT를 접목한 게이트웨이. 지난해 매출액은 1조4266억원, 영업이익은 485억원을 기록했다. 
휴맥스를 글로벌 셋톱박스 시장 선도업체로 성장시킨 변 회장은 2년여 전  CEO 자리를 40대 전문경영인인에게 넘겼다. 현재 지주회사인 휴맥스홀딩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005년 여름 필자와 인터뷰 때 그는 CEO를 물려준 다음날 전 임원에게 이런 이메일을 보냈다고 했다. 
“이제 김태훈 대표가 여러분의 보스입니다. 앞으로 사업 자회사 CEO들하고만 소통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업무상 관계없는 사람인 나는 메일 참조란에서도 빼기 바랍니다.”
새로운 경영진에게는 “나는 휴맥스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만들었으니 여러분은 휴맥스를 글로벌 조직으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기업이 글로벌 조직화하지 않으면 앞으로 살아남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에 의해 움직이고 주요 의사결정을 한국인이 하는 한은 글로벌 조직이 되려야 될 수가 없어요.”

외국인들이 글로벌 비즈니스에 큰 역할

 휴맥스는 매출의 95%를 해외에서 올린다. 전 세계 80여 개 국 주요 방송사 및 통신 사업자들에게 제품을 수출한다. 미국, 영국, 독일, 아랍에미리트, 일본, 인도, 호주, 브라질 등에 법인 및 지사를 두고 있고 1000여 명의 임직원이 이들 해외 사업장에서 일한다. 2016년 3월엔 미 통신업체 AT&T가 선정하는 2016년 우수업체상(2016 AT&T Supplier Award)을 수상했다. 휴맥스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휴맥스에 들어와 오랫동안 일해 준 겁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만드는 데 이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무엇보다 초기 2~3년 간 해외 투자를 견딜 만한 재무적 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처 캐피털을 끌어들일 수도 있겠죠. 다음으로 해외 비즈니스에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합니다. 이들이 그 일을 맡아 돈 써가면서 글로벌 시장이라는 ‘높지 않은 벽’을 넘어서야 합니다. 그게 부담스러워 주춤거려선 안 돼요. 일단 그 벽을 넘으면 내수시장보다 좋은 시장이 거기에 있습니다.”
 휴맥스는 M&A를 통해 디지털 방송 솔루션, 자동차 전자장치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벤처 1세대인 변 회장은 1989년 6명의 대학원 연구실 동료들과 함께 휴맥스를 창업했다. 이들 대학원 친구와 서울 신림동 단골 포장마차에서 장래에 대해 이야기하다 의기투합했다. 초기엔 TV 사업 실패 등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엔지니어 출신으로서의 공급자 마인드가 한계였다. 실패하는 벤처가 흔히 빠지는 함정이다. 적지 않은 비용을 치른 후 병원의 존재 의의는 환자를 위한 진료이지 의사와 간호사를 먹여 살리는 게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다. 매출 부진을 극복하려 회사 조직을 사업부 구조로 변경했다가 품질과 개발 능력이 떨어진 일도 있었다. 

사업 못할 거란 증거 없어 사업 시작

창업을 하기 전엔 대학교수가 되려고 했었다.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어느 날 그는 오랜 꿈인 교수가 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저의 전공 분야는 수학을 잘해야 하는데 저는 뛰어난 교수가 되기에는 수학적 역량이 달렸어요. 뛰어난 교수가 못 될 바에는 내가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죠. 어느 직업을 택하든 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요. 사업을 하기로 한 건 제가 사업을 못할 거라는 증거가 그때까지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학원 시절 프로젝트를 조직하고 관리해 나름의 성과를 내는 일은 잘했거든요.”
그는 창업에 대해 ROI(투자자본수익률)가 높은 일이라고 단언했다. 내가 투자한 돈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창업이라는 과정을 통해 배우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젊어서 하는 창업은 무조건 남는 장사입니다. 성공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그 과정에서 내공을 쌓으면 언젠가 성공할 수 있습니다. 실패해 취업을 하더라도 직장생활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죠. 오너 마인드, CEO 마인드로 일하기 때문입니다.”
창업 당시 그는 휴맥스를 통해 한국 사회와 한국 경제에 이바지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휴맥스를 글로벌 조직화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는 이 사업 동기를 포기한다. 
“외국인들이 고객을 위해 열심히 일하면 됐지 한국 경제에 이바지하는 데 왜 동참합니까? 뭐 고객에 이바지하다 보면 한국 경제에도 도움이 되겠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7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낮췄다. 무엇보다 경제의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기업가정신도 쇠퇴하고 있다. 변 회장은 기업가정신은 ‘변화를 탐구하고 그 변화에서 기회를 찾아내고 그 기회를 사업화하는 동력’(피터 드러커)이라고 말했다. 

물건 잘 만들면 부탁할 일 없어져 

“기업가는 변화가 일어나는 바깥세상, 기업의 바깥에 있는 고객을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학교, 교회 등 인간이 만든 다른 모든 기관이 그렇듯이 기업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어요. 기업 외부에 있는 고객의 필요를 채워 주는 수단일 뿐이죠. 인간이 만들어내지 않은 것들, 즉 인간 그 자체, 자연발생적인 마을 같은 것들만이 저는 인간의 목적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업은 이런 개인과 공동체가 잘되게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에요.”
직접 만나 본 그는 내성적인 사람 같았다. 그도 “사업을 시작하고 보니 영업에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문제를 그는 휴맥스가 생산하는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풀었다. 
“영업이란 쉽게 말해 ‘내 물건과 남의 물건에 차이가 없지만 그래도 내 물건을 사 달라’고 부탁하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태생적으로 그런 부탁을 잘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 보니 부탁할 일이 없도록 내 물건을 더 잘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죠. 영업행위가 많다는 건 기업이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니즈를 깊이 이해하고 만든 물건은 고객이 찾습니다. 이게 진정한 마케팅이죠.”
변대규 리더십은 무엇인가? 그는 이렇다 할 만한 콘텐츠는 없다고 말했다. 
“그저 좋은 리더가 되려 꾸준히 노력했습니다. 매일 나름대로 애썼고 스스로 훈련했어요. 공부를 열심히 해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구성원들에게 제시하려 했고 부단히 자기 경계를 했어요. ‘좋은 리더라면 내 것을 챙기면 안 되지’ 하는 자세로.”
한국 경제의 활로는 무엇인가? 그는 우리 경제는 일본에 25년 후행後行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소득, GDP 성장률 등의 통계를 근거로 한 분석이라고 덧붙였다.  
“25년 전인 1990년 일본 경제가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이 경로를 우리가 답습할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은 전후 서구를 어떻게 따라잡을 것인가 즉 ‘하우투(how to)’에 골몰해 거의 모든 부문에서 1위에 올랐지만 그 후 ‘왓투두(what to do)’-무슨 혁신을 만들어낼 것인가에 실패했습니다.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국가로 거듭나지 못하면 우리나라도 여기서 주저앉고 말 거예요. 카카오택시, 배달의민족, 쿠팡 같은 모바일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분야에서 싹튼 변화가 우리 산업의 전 영역으로 확산돼야 합니다.”
그는 그 조건으로 정부가 나서서 우리 사회 전 분야에서 벌어지는 재벌 독과점 같은 ‘지대추구’(地代追求·rent-seeking)를 없애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기업 독과점 구조 탓에 벤처가 국내 시장에선 자본을 축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창업 초기에 그가 해외로 눈을 돌린 이유다. 
이른바 캐치업(Catch-up) 전략도 한계에 달했다는 게 그의 인식이다. 
“한 국가의 기업 경쟁력은 기술, 제도, 인프라, 경영(수준)에 달렸습니다. 우리나라의 기술상 비교우위는 이미 끝났습니다. 이제 경영의 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해외시장에서 버틸 수가 없어요. 경영을 잘하려면 기업을 서구의 우수한 인력이 함께 어울려 일할 수 있는 글로벌 조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다시 태어나도 사업가 길 걷고 싶어

그는 다시 태어나도 사업가의 길을 걷고 싶다고 말한다. 스스로 대한민국에서 평균 이상의 성취를 했다고 털어놓는 그의 성공관을 들어봤다. 
“성공하면 행복해질까요? 과거 저도 내가 저 자리에 이르면 그런 기분이 들겠지 했어요. 그렇게 제 안에서 에너지를 끌어내기도 했습니다. 돌이켜보니 자기기만이었어요. 그 자리에 가봤자 별거 없습니다. ‘부자가 되니 행복하다’는 건 거짓말이에요. 돈이 많으면 덜 불편하고, 행복해지는데 필요한 경제적 수단이 생기는 것뿐입니다. 딱 거기까지죠. 돈만 추구했다가는 오히려 더 불행해질 수도 있어요.”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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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희 2017-01-30 21:19:24
변대규 전 회장님의 인생철학이 담긴 정말 멋진 인터뷰네요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