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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가짜 뉴스’, 광장을 더럽히다
‘가짜 뉴스’, 광장을 더럽히다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17.03.07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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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순한 목적으로 ‘진짜’처럼 꾸며 무차별 살포

“세상은 요지경이다. 여기도 가짜, 저기도 가짜, 가짜가 판치고 있다.”
한 참 전에 유행했던 어느 대중가요 가사가 아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 가짜 뉴스(Fake News)가 판을 치고 있다는 말이다.

지난해 트럼프와 힐러리의 미국 대선 전쟁에도 가짜 뉴스가 등장하더니 이제는 탄핵과 대선 정국에 휩싸인 한반도에도 가짜 뉴스가 진짜처럼 횡행하고 있다. 심지어 외국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포장한 가짜 뉴스를 진짜인 양 국회에서 열변을 토하며 인용한 국회의원도 있었다. 이른바 가짜에 낚인 것인지, 가짜인줄 알면서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했는지는 모르겠다.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몇 년 뒤에 없어질 직업들이 많다고 하는데 미래에 확실히 유망한 새로운 직업이 있다. 바로 ‘뉴스 감별사’다. 병아리 암수를 귀신같이 알아맞추는 감별사처럼, 진짜와 가짜 뉴스를 구별해 내는 직업 말이다. 물론 하도 요즘 세태가 한심해 필자가 한 번 해본 우스개다.

지라시 수준 넘어 진짜처럼 포장

며칠 전 서울 북창동 먹자골목에서 모 신문 논설위원과 만나 점심 식사를 했다. 지난 연말 송년 모임에 참석하지 못해 안부가 궁금해 둘이서만 따로 가진 자리였다. 문자 메시지로 식사 장소로 어디를 갈까 물어 봤더니 언론인답게 맛 집 두 군데를 추천한다. 둘 다 위치가 가물가물 하다고 했더니 광화문에 위치한 필자 사무실과 서소문에 있는 신문사 중간에서 만나 같이 가자고 했다. 사람들이 붐비는 12시를 지나서 말이다.

불황인데도, 또 12시 반이 넘었는데도 우리가 둘 중의 한 곳으로 가기로 한 식당들은 맛 집으로 소문난 탓인지 여전히 성황이었다. 첫 번째로 간 큰 길가 건물 2층에 있는 순두부 집은 계단을 올라가 보니 문 밖에 아직 못 들어간 사람들이 몇 명 서 있어 그냥 되돌아 나오고 말았다. 

이제 우리에게 대안이 없었다. 두 번째 맛 집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둘 다 오랜 만에 가는 길이어서 좀 헤맸다. 기억을 더듬어 골목길을 돌아 돌아 찾아 간 허름한 간판의 동태 매운탕 집. 마침 다른 손님들이 막 일어난 자리가 있어 겨우 앉게 되었다. 날씨도 쌀쌀하고 안주거리도 훌륭해서인지 모처럼 낮 술 한잔 하자고 의견 일치를 보았다. 

매운탕에 소주를 반주 삼아 이런저런 신변잡기 얘기를 나누다가 결국은 최근의 정치, 경제 그리고 언론 상황으로 화제가 이어졌다. 그러면서 “요즘 가짜 정치인과 가짜 애국자들이 판치고 있고 게다가 가짜 뉴스, 가짜 언론들이 진짜처럼 대중 앞에 당당히 나오고 있어 정말 큰일이다” “이러다가 온 나라가 두 쪽으로 쪼개질 것 같다”는 한숨과 푸념 섞인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다.

북창동에서 점심을 먹고 광화문에 있는 사무실로 걸어가려면 시청 앞 광장을 통과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그 날도 시청 앞 잔디밭 길을 걸어가는데 길가에 놓인 웬 신문 배포대가 눈에 띄었다. 무료 신문으로 누구나 집어 갈 수 있었다. ‘ooo뉴스’란 제호의 처음 보는 신문이었다. 홍보맨의 호기심에 한 부 가져가 사무실에서 찬찬히 살펴보았다. 모두 8면의 완벽한 형태의 신문이었다. 1면 탑 기사도 있고 사설도 있고, 특집 기사 박스도 있고 또 하단에는 광고도 있었다.

진짜 언론이 진짜 뉴스 내보내는 수밖에

그런데 문제는 이 신문의 기사 모두가 아무래도 가짜로 보인다는 것이다. 만일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 신문을 보고 가짜 뉴스를 진짜 뉴스로 인식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TV에서 어느 아파트 단지 우편함에 가짜 신문이 집집마다 꽂혀 있다는 뉴스를 본 것 같았는데 그 날 그 가짜 신문의 실체를 본 것이다.

불법 사설 정보지인 ‘지라시’는 한국어가 아니다. ‘낱장 광고’ ‘선전지’란 의미의 일본어다.  3년 전 겨울, 이른바 ‘십상시 문건’으로 정국이 어지러울 당시 대통령은 “지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얘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한 바 있다. 대통령의 엄중한 발언이니 만큼 대부분의 국민은 믿었을 것이다. 아니 믿고 싶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3년이 지난 오늘날 당시 지라시 내용이 대부분 사실임이 밝혀졌고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만 것이다.

원래 여의도 증권가에 나도는 ‘지라시’에 포함된 정보는 믿거나 말거나 수준의 심심풀이 가짜 정보가 대부분이었지만 간혹 폭로성 사실 정보도 포함돼 있어 보는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대체로 지라시에 나오는 정보들은 사실 여부의 검증 과정 없이 SNS를 통해 엄청 빠르게 전파되기 일쑤며 이를 통해 뒷담화의 단골 소재로 이용되곤 한다.

그러나 주요 언론에 의해 기사화되지 않는다면 사실이 아닌 뜬소문으로 간주돼 곧 묻히고 마는 것이 보통이다. 요즘의 문제는 이미 지라시 수준을 넘어 뉴스처럼 보이는 가짜 뉴스, 가짜 언론이 등장했다는 데 있다.

가짜 뉴스와 가짜 언론을 없애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 진짜 언론들이 진짜 뉴스를 보도하는 한편, 가짜 언론과 가짜 뉴스는 지속적으로 고발하는 수밖에 없다. 모름지기 법치 국가에서 버젓이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가짜 언론들을 신속하게 그리고 엄중하게 처벌해  국민을 호도하는 사이비 언론을 이 땅에서 몰아내야만 한다. 사법 당국에서 탄핵 정국 말기와 대선 정국 초기에 해결해야 할 급선무 과제라고 생각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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