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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새 대통령, 병자호란을 기억하라
새 대통령, 병자호란을 기억하라
  • 윤길주 발행인
  • 승인 2017.05.04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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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주변에서 강대국들의 대치가 격화하고 있습니다. 팽팽한 긴장감은 잔뜩 부풀어 오른 풍선처럼 살짝만 건드려도 터져버릴 것 같습니다. 

미국의 핵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동해에 떠 있고, 괌과 오키나와 공군기지에서는 전투기들이 발진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중국은 랴오닝 항모에 경계태세를 발령하고, 서해상에 잠수함 전단을 깔아놨습니다. 북한 김정은은 이참에 “한판 붙자”며 객기를 부리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기류가 심상찮다는 게 한국 특파원들의 전언입니다. CNN·NBC·폭스뉴스 등 주류 언론은 물론이고 의회에서까지 대북 군사행동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습니다. 어느 틈엔가 군사적 응징이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어버린 겁니다.

분주한 워싱턴과 달리 서울은 한가롭기만 합니다. 정부 당국자들 움직임 어디에도 급박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위기는 없다” “전쟁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시민들은 “늘 그랬듯 잠깐 시끄럽다 말겠지” 하며 유령처럼 떠도는 전쟁설을 애써 무시합니다. 

미국은 언제나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일으키고 군대를 해외에 파병했습니다. 미국이 북한 핵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본토까지 날아올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더구나 그 핵 가방을 친형까지 무참히 죽이는 ‘미치광이’가 갖고 있어 뒤통수가 찜찜한 겁니다. 

과거 미국 대통령들은 평양을 어르고 달랬습니다. 반면 트럼프는 시리아 공습에서 봤듯이 한방 먹여서라도 김정은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는 생각 같습니다. 동북아 정세가 혼란한 틈을 타 일본 아베는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새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안전핀이 빠진 수류탄 같은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는 것입니다.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날 경우 대한민국은 모든 것을 잃습니다. 그토록 정치인들이 으르렁거리며 잡으려 했던 권력도, 국민의 평화로운 삶도, 수십 년 동안 쌓아온 한강의 기적도 잿더미가 되는 겁니다.

새 대통령은 최고의 인재들로 외교라인을 구축해 트럼프와 시진핑을 설득해야 합니다. 여기엔 진보, 보수가 따로 없습니다. 감옥에 가 있는 전임자처럼 ‘수첩인사’를 했다간 나라가 결딴난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평양에 대해선 경거망동하지 않도록 압박하되 숨이 끊긴 핫라인을 복원해 대화에 적극 나서도록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한반도 정세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가 북핵을 빌미로 대치하며 땅 따먹기를 하는 형국입니다. 거기서 당사국인 우리만 왕따 당하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 이 틈바구니를 파고들어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주권국가로서 당당하게 우리 몫을 요구하는 결기를 국민은 보고 싶어 합니다.  

대통령은 신이 아닙니다. 자신의 의지, 명령 한마디로 모든 걸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국민을 통합하는 리더십을 발휘해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국민의 이름으로 맞서면 어떤 강대국도 우리를 얕잡아보지 못할 겁니다.

17세기 인조는 명과 청이라는 당시의 G2 사이에서 고민만 하다 47일 동안 백성을 혹한과 굶주림 속에 빠뜨렸습니다. 김훈은 소설 <남한산성> 서문에 이렇게 썼습니다. ‘옛터가 먼 병자년의 겨울을 흔들어 깨워, 나는 세계악에 짓밟히는 내 약소한 조국의 운명 앞에 무참하였다.’

남의 땅에서 일어난 전쟁이 아닙니다. 우리 땅이 유린당하고 백성이 죽고 고통 받은 역사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 새 대통령은 병자호란의 그 처절함을 되새겨보기 바랍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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