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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1:00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김종민 같은 ‘지혜로운 바보’가 돼라
김종민 같은 ‘지혜로운 바보’가 돼라
  • 최환규 전문위원 겸 코칭엔진 대표
  • 승인 2017.05.04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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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 달달 외우면 뭐해…이기적 지식인이 사회 타락시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가수 김종민 씨가 작년 말 모 방송국 연예대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다. 김씨는 출연 중인 예능 프로그램에서 ‘신바(신난 바보)’로 불릴 정도로 연예인 중에서 바보 캐릭터로 유명한 사람이다.

이 사람이 바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이유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세계 각국의 수도, 사자성어나 속담과 같은 상식문제를 다른 연예인에 비해 많이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식이 부족하다고 놀림 받는 김종민 씨는 한 프로그램에 10년 동안 출연하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는 그 분야의 ‘뛰어난 전문가’다. 비록 다른 나라의 수도를 많이 알지 못하고, 속담이나 사자성어를 몰라 엉뚱한 대답을 하지만 예능인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탁월하게 수행해 가고 있다.

일반 상식에 대한 지식은 부족할지 몰라도 자신의 분야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예능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씨는 ‘무식’을 오히려 ‘자신만의 캐릭터’로 활용해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사용하고 있다.

김씨는 가수 엄정화 씨의 백댄서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백댄서로 인기를 얻으면서 가수로 데뷔했고, 예능인으로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최근에 엄정화 씨를 주인공으로 한 음악 프로그램에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엄씨를 위해 백댄서로 다시 등장하는 일이 있었다.

자신과 함께 한 사람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고 기꺼이 출연을 한 것이다. 이런 태도는 어려움에 처한 김종민 씨를 구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예능인 김종민이 말하는 ‘바보’

김종민 씨가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약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철저한 자기관리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그는 가창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아 가수로서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낮고, 일반상식도 부족하지만 예능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상을 받을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

일부 인기 연예인이 부정적인 행동으로 대중으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추락하는 경우가 있지만 김종민 씨의 경우 가수나 예능인으로 활동하면서 부정적인 행동으로 문제를 일으킨 일도 없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일도 본 적이 없다.       

김종민 씨도 예능인으로서의 위기가 있었다. 10년 동안 출연한 프로그램에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을 받은 일이 있었다. 프로그램에서 이런 고민을 하면서 눈물을 보인 적도 있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주변 사람들의 지지와 도움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만약 김씨가 인기가 있다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면 연예계에서 벌써 퇴출됐을 것이다. 
 
몇 달 전 김씨가 텔레비전에 출연해 자신의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주변에 있는 바보를 바라보는 방법’에 대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경험을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그 프로그램에서 바보는 ‘생각이 단순하기 때문에 한 눈 팔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이라고 설명하는 것이었다.      

상식 문제를 가지고 연예인의 지식수준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의문이 생겼다. ‘여행사 직원도 아닌 사람이 다른 나라의 수도를 알아맞히지 못했다고 일상에서 무슨 불편한 일이 생길까’라는 궁금증과 함께 ‘다른 나라의 수도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똑똑하고 훌륭한가’ ‘이런 사람들이 조직의 성과향상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됐다.

오랫동안 직장을 다녔고, 다른 사람들에게 갈등이나 인간관계와 관련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강의를 하고 책을 쓰면서 아프리카나 남미에 있는 나라의 수도를 몰라 불편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사자성어를 몰라 일상에서 불편을 겪은 일도 없다. 거의 모든 사람들도 다른 나라의 수도나 속담을 몰라 일상에서 불이익을 받았거나 불편했던 경험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지식 테스트가 학교에서 이루어졌다면 학습 결과를 평가한다고 생각해 받아들일 수 있지만 학교를 졸업한지 오래된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바보와 같은 부정적인 말로 사람의 인격을 폄훼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일이다.

‘바람’ 같은 리더 vs ‘해’ 같은 리더

가끔 식당에서 회식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 경우가 있다. 일부러 그들의 대화를 들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근처에서 워낙 큰소리로 떠들어 어쩔 수 없이 듣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마다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부서장의 입에서 나오는 말인데, 일부 부서장은 자기를 마치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부하를 향해 경제, 역사와 상식은 물론 법률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처럼 떠드는 소리를 듣게 된다. 심지어 잘못된 지식으로 부하를 윽박질러 제대로 된 지식을 말한 부하를 황당하게 만드는 경우도 가끔 있다. 이런 방식의 회식은 조직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조직에서 상사가 보이는 태도를 동화 ‘해와 바람’에서 나오는 캐릭터로 표현할 수 있다. ‘해’와 같은 사람은 부하를 대할 때 따뜻함을 느끼도록 만든다.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기 보다는 부하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든다. 좋은 결과를 낼 경우 자신보다는 부하를 먼저 생각한다.

다음은 ‘바람’과 같은 사람이 있다. 자신의 능력이 최고라 생각해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라고 끊임없이 강요한다.

‘바람’과 같은 리더가 ‘해’와 같은 리더보다 성과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판단은 조직을 망칠 수도 있는 엄청난 착각이다. 긍정심리학에서는 사람들의 목표를 향한 태도를 두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하나는 ‘회피 목표’로 ‘회피하거나 예방하기를 바라는 부정적인 결과들’을 의미한다. 자동차 사고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이 없듯이 자동차 사고와 같이 자신을 어렵게 만드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은 사람의 본능이다.

동화 속의 바람처럼 리더가 자신을 강하게 압박하면 그 리더와 같은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가 고통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원들은 리더를 피하게 되고, 리더가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아바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바람과 같은 행동은 갈등의 씨앗이 된다. 사람에게 ‘자율성’은 중요한 욕구로, 이것이 충족되지 못할 때 스트레스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상사가 ‘바람’처럼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강요하면 부하의 자율성은 사라지게 되면서 마음속에서 불만의 씨앗이 싹트게 된다. 이런 상사에게 부하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를 포기하게 되고, 상사의 일방적인 지시를 따르게 된다.

설사 상사의 지시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더라도 그대로 하게 된다. 제3자의 입장에서는 어이없는 일이지만 갈등 상태에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갈등이 악화되면 갈등 당사자의 머릿속에는 ‘상대방을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상사와 부하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부하는 자신을 괴롭히는 상사에게 복수할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잘못된 업무지시에 대해 ‘어디 한 번 당해봐’라는 생각으로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다.

물론 문제가 되면 부하는 상사가 불이익을 받는 모습을 보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조직이나 조직원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또 다른 하나는 ‘접근 목표’로 ‘추구하거나 유지하기를 바라는 긍정적인 결과들’로 정의할 수 있다. 동화에서의 ‘해’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으로, ‘바람’과 달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해와 같은 리더는 조직원에게 얼굴을 찡그리거나 큰소리를 낼 이유가 없다. 그저 조직원들에게 격려와 도움을 통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하게 된다.

지식은 지혜가 아니다

직장인들은 수시로 자신의 행동이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리더는 조직원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조직원들이 회피 목표를 세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조직원들이 접근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 조직원 또한 자신의 행동이 리더에게 주는 영향에 대해 수시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조직의 리더와 조직원은 함께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조직원은 자신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면 세계의 수도를 많이 아는 것도 쓸데없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칭찬보다는 “그런 거 외울 시간에 업무에 집중해” “그런 정성으로 일을 하면 벌써 성공했을 텐데…”와 같은 핀잔을 들을 가능성이 많다. 

지식과 지혜는 분명히 다르다. 국어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지식은 ‘알고 있는 내용이나 사물’, 지혜는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이다.

김종민 씨의 경우 지식은 부족할지 몰라도 지혜는 뛰어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식은 다른 사람의 강의를 듣거나 책을 통하는 등 돈을 투자하면 편안하게 얻을 수 있지만 지혜는 돈보다는 많은 고민과 실천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지식은 다른 사람과 경쟁하게 만들지만 지혜는 경쟁보다는 다른 사람과 함께 발전하게 돕는다.

지식이 많다고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는 없다. 사자성어나 위인들의 말을 사용하는 정도와 인격은 항상 비례하지 않는다. 지금 나라를 어지럽게 만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부를 잘 하는 사람들이 다니고 있는 대학을 나왔고, 자신의 분야에서 지식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이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 이유는 이들이 자신의 지식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지식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불필요한 지식이다. 이런 지식인보다는 차라리 지혜로운 바보가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조직에 똑똑한 사람들만 있으면 그 조직이 발전할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분열과 갈등으로 금방 무너지게 된다. 많은 직장인들은 자신의 실적에 도움이 되는 일이나 쉽고 편한 일만 골라 하려고 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모든 지식을 동원해 다른 사람을 이기려고 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지식인은 사회를 타락시키는 존재이지 진짜로 똑똑한 사람은 아니다. 

머리만 수십 개이고 팔이나 다리가 없는 조직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들이 똑똑해 보이는 것도 뒤에서 자신들의 말을 묵묵히 실천하는 바보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 아야 한다.

진정한 지식인은 이런 사람들을 존중하고 격려하지만 똑똑한 척하는 지식인은 자신보다 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멸시한다.

진정한 지식인은 자신의 지식을 조직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 사용한다. 지식의 부족으로 어려워하는 사람에게 조용히 다가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뿐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지도 다른 사람을 무시하지도 않는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은 지식이 많다고 자랑하거나, 타인을 무시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우리에게 희망의 빛을 주는 똑똑한 바보가 아닐까?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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