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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5 12:38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장하성과 김상조, 그리고 윤석열
장하성과 김상조, 그리고 윤석열
  • 윤길주 발행인
  • 승인 2017.05.31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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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여기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까지. 문재인 정부 인사에서 가장 극적인 인물은 세 사람인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은 ‘재벌 저격수’, 나머지 한 사람은 희대의 ‘칼잡이’. 언론이 붙여준 별명이긴 하지만 그들이 어떤 인물인지 쉬 짐작케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두 저격수를 정책실장과 공정위원장에 앉힌 의도는 분명합니다. 재벌 개혁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입니다. 장하성 정책실장이 콘트롤타워로서 큰 그림을 그리면, ‘경제 검찰’을 지휘하는 김상조 위원장이 야전사령관 역할을 하는 겁니다. 필자는 두 사람과 작은 인연이 있습니다. 일선 기자로 뛸 때 대기업들이 조세피난처(tax haven)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탈세를 한다는 의혹을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로 장하성 교수를 찾아갔습니다. 그는 거침없이 재벌과 오너들의 페이퍼컴퍼니 실태를 쏟아냈습니다. 사례를 들어가며 재벌의 폐해도 지적했습니다. 내공이 만만찮아 보였습니다. 나중에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펀드를 만들어 소액주주운동을 벌이는 등 재벌 개혁에 직접 나섰습니다. 연구실에만 있는 학자가 아니라 실천적 지식인의 길을 걸은 겁니다.

김상조 위원장이 신문에 칼럼을 쓸 때 필자가 원고 담담이었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재벌과 오너의 황제경영을 정조준 했습니다. 당시 글들은 직설적이고 매서웠습니다. 김 위원장이 ‘재벌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도 그 즈음(외환위기 직후) 쯤으로 기억합니다.

칼자루를 잡은 또 한 사람, 바로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입니다. 윤 지검장은 2012년 대선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를 하다 박근혜 정권에 찍혀 한직을 전전하던 인물입니다.

국회 청문회에 나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이 그를 다시 봤습니다. 검찰이 권력의 시녀라고 조롱받던 터에 그의 기개 있는 태도는 돋보였습니다.

그가 지난해 말 박근혜 특검 수사팀장으로 복귀할 때 한풀이 수사를 우려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그는 “검사가 수사권을 갖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인가”라고 맞받아쳤습니다. 검사가 권력자의 입맛에 맞춰 깡패 짓을 해온 것을 자주 목격했던 터라 윤 지검장의 말은 사이다처럼 시원했습니다.

장하성·김상조·윤석열 세 사람은 문재인 정부 개혁의 상징적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대가 만만찮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힘이 제일 세다는 재벌과 검찰입니다. 과거 정부에서도 두 ‘거악’(체제·제도·행태)을 손보려 했으나 실패했습니다. 오히려 정권 말기에 반격을 당해 험한 꼴을 보기도 했습니다.

세 사람은 지금 개혁에 대한 열망으로 심장이 불타오르고 있을 것입니다. 적폐를 청산하라는 국민 목소리도 높습니다. 하지만 이건 학자의 신념과 검사의 정의감만으로 이루어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먼저 국민 지지와 명분이 있어야 하고, 다음은 속도와 방향이 중요합니다. 예리하게 환부만 도려내야지 영웅주의에 빠져 여기저기 들쑤시다간 개혁의 동력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개혁은 보여주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돼야 합니다. 개혁의 칼자루를 쥔 세 사람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한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 감각’을 되새겨보길 권합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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