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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7:05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슈틸리케와 김성근은 왜 ‘조기 강판’ 됐나
슈틸리케와 김성근은 왜 ‘조기 강판’ 됐나
  • 최환규 전문위원 겸 코칭엔진 대표
  • 승인 2017.07.04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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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없는 선발로 성적 하락…예외 두면 조직 무너져

운동 경기 중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종목이 야구와 축구일 것이다. 얼마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과 프로야구단 감독이 바뀌면서 큰 화제가 되었는데, 두 감독이 경질된 가장 큰 이유는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성적으로 경질된 것 외에도 두 감독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감독으로 부임 당시 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전임 축구 대표팀 감독이 부임했을 때 한국축구는 월드컵 본선에서 저조한 성적으로 축구팬들의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던 상태였기에 이런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는 감독이 필요했다. 외국의 여러 감독을 후보로 올려놓고 점검하던 중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줄임말)도 나쁘지 않고, 축구에 대한 열정이 뛰어난 것이 선정 이유로 알려졌다. 

야구팀 감독의 경우도 축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오랜 동안 하위권에머물던 팀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 감독이 필요하다고 팬들이 시위까지 하면서 모셔왔다. 두 감독 모두 부임 초기에는 팬들을 만족시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성적이 향상되기는커녕 제 자리에 머물거나 떨어지면서 팬들은 두 감독의 능력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비슷한 시기에 같이 물러났다.    

둘째, 언행불일치로 팬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두 사람이 감독으로 부임한 시점도 거의 비슷했고, 축구팀과 야구팀의 상황도 닮았다. 두 사람이 부임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선수들이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이기는 방법을 알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하고 영입해 팀 분위기를 전환했고, 성적도 향상되면서 팬들로부터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팬들의 입에서는 응원 대신 걱정과 한숨이 나오기 시작했다. 팬들은 팀의 성적 하락만이 아니라 감독의 언행불일치에 대해서도 실망했다. 두 감독 모두 과거 자신이 했던 말이 자신의 발목을 잡았다. 축구 감독의 경우 외국 사람이라 이런 모순된 언행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야구 감독의 경우 감독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자신이 과거 언론 인터뷰나 책에서 주장한 내용과 다르게 팀을 운영하면서 팬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다.     

성급한 선택과 기준 부재

셋째,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이 심했다. 축구 감독의 경우 부임 초기 팬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을 발굴했고, 그 선수들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팬들도 감독의 용병술에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면서 어느 순간부터 선수의 선발기준이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야구 감독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야구팀의 경우 투수들의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해 투수들 스스로 자신들이 언제 공을 던져야 하는지를 알고 미리 준비를 할 수 있게 하는 것과 달리 투수들의 역할이 명확하지 않았고, 특정 선수들 중심의 투수 운용으로 그 선수들을 혹사시킨다는 논란에 빠지기도 했다. 야구전문가들과 팬들은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걱정했고 그 걱정이 현실로 나타나게 되었다.

사실 두 감독이 부임할 때부터 이런 결과를 예상했던 전문가가 많았다. 어떤 면에서는 두 감독이 가장 큰 피해자일 수 있다. 팀과 감독 그리고 팬들 모두에게 상처를 남긴 가장 큰 원인으로는 ‘성급한 선택’과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축구 대표팀과 야구팀 모두 성적 하락으로 감독이 경질돼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축구 대표팀의 경우 월드컵 본선에서 형편없는 성적으로 축구팬들의 분노를 샀고 몇 달 후에 있을 아시안컵을 준비해야 했기에 감독 선임을 서둘러야 했다. 이런 상태에서는 축구협회의 선택지가 별로 없어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감독후보들은 협상에서 까다로운 요구조건을 던졌을 것이다. 또한 감독에게 줄 수 있는 연봉도 정해져 있어 실력이 검증된 감독은 제외되면서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객관적인 성과가 없는 감독이 부임하게 되었다. 

야구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구단이 추구하는 비전이나 방향성보다는 야구팬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야구팬이 원하는 감독을 선택해야 했을 것이다. 이런 조급한 선택의 결과는 모두에게 상처를 남기게 되었다.

두 감독에 대한 팬들의 시선이 부정적인 또 다른 이유는 ‘기준의 부재’다. 두 감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경질된 이유로는 축구협회나 구단의 기준이 없었고, 감독의 선수운용 기준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두 감독이 선임될 당시 축구와 야구 모두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필요가 있었다.

축구나 야구나 선수들의 능력이 하루아침에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플랜을 수립하고, 그 플랜에 가장 적합한 감독을 모셔올 필요가 있다.

플랜이 명확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플랜이 명확할수록 감독과 선수 모두는 자신들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기 쉽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점검하기도 수월하다.

물론 감독을 선임할 때 이런 기준을 마련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팬의 입장에서 이런 기준이 있었는지 의문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리더는 전문지식보단 도덕성

감독이 선임되고 난 다음 선수기용에 대한 기준에도 문제가 있다. 축구 대표팀의 경우 처음에는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면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팬들도 ‘역시 외국인 감독이라 편견 없이 선수를 실력으로 뽑네’라고 감독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이 과정에서 ‘갓(god)’이란 별명을 이름에 넣는 영광도 안겨 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얼굴보다는 기존에 발탁된 선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눈에 띄었고, 자신이 공약한 선수 선발기준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런 원칙 없는 선발은 성적 하락을 가져왔고, 감독의 조급한 경기운영으로 경기력은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두 감독은 그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전문가다. 외국인 축구감독은 선수시절 세계적인 클럽에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야구감독은 여러 구단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과거에 훌륭한 성적을 거두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과거의 팀과 현재의 팀 선수 구성이나 상황 등은 분명히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차이를 무시하고 과거 본인이 하던 방식대로 팀을 운영한 결과 성적과 세대교체 모두 실패하고 중도에 물러나는 불명예를 경험하게 되었다. 과거의 뛰어난 능력이 현재의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두 감독의 사례에서 알 수 있다. 

이런 교훈은 장관 후보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조급한 선택과 기준의 부재는 다양한 곳에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지금 한창 진행 중인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다. 리더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역량은 ‘업무 능력’과 ‘도덕성’이다.

장관으로 선택된 사람은 분명히 그 분야의 전문가일 것이다. 일반인들은 인사청문회에서 장관후보자를 평가할 때 전문지식보다는 도덕성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국회의원들 역시 도덕성에 집중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도덕성을 기준으로 하게 되면 인사청문회 때마다 문제가 되는 사람이 나타나는데 이때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위장전입’과 ‘논문표절’이다. 이런 후보자를 보면서 ‘우리나라에 인재가 그렇게 없나?’라는 생각과 ‘저렇게까지 하고 장관을 하고 싶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지인에게 말하자 ‘잠깐의 쪽팔림, 영원한 명예’라는 말로 이런 현상을 정리해 주었다. 

예외를 두기 시작하면 원칙 무너져 

위장전입이나 논문표절이 문제가 되는 것은 장관의 역할과 반대되는 속성 때문이다. 장관은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이지 개인의 명예를 추구하는 자리가 아니다.

위장전입이나 논문표절은 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법을 어긴 사람이 갑자기 나라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것에 대한 의문은 당연하다. 또한 위장전입을 통해 이득을 얻었을 때 그로 인해 손해를 본 피해자도 있을 수 있다.  

도덕성에서 흠결이 발견된 사람이 조직원의 마음을 움직여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 장관 자신은 위장전입과 같은 법을 어기는 행동을 했으면서 조직원에게 법을 지키라고 말을 했을 때, 그 말을 듣는 조직원들은 겉으로야 알겠다고 대답하겠지만 속으로 콧방귀를 뀔 가능성이 높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후보자 선발의 명확한 기준을 세운 다음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도 원칙을 벗어난 사람이라면 과감하게 배제할 필요가 있다.  

장관의 명확한 기준이 정해지면 후보자 스스로 자신을 점검할 수 있다. 스스로가 기준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면 인사청문회에 나서기 전에 물러날 수 있어야 한다. ‘며칠만 참으면 가문의 영광이 될 수 있는데…’라는 생각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면 본인이나 정치권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인사청문회 대상이 되는 사람은 우수한 인재로 아껴야 할 사람들이다.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는 것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들이 명확한 원칙을 만들고 이를 지킬 필요가 있다.

원칙을 세우고 나면 어떤 경우에도 예외를 두어서는 안 된다. 한 번 예외를 두기 시작하면 그 원칙은 더 이상 원칙이 아닌 것이 된다. ‘누구는 예외를 인정하고 자신은 안 되는 이유가 뭐냐?’고 물을 때 대답할 말도 궁해지고, 그 사람이 장관이 되었을 때 부하들도 예외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원칙을 가지고 인사를 한다고 말은 하지만 문제는 그 원칙이 수시로 바뀐다는 것이다. 조직원들은 회사가 원하는 원칙이 무엇인지 확인하면서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원칙 자체가 흔들리게 되면 ‘어차피 승진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 동안 자신이 해온 노력을 가치 없다고 평가하며 더 이상 노력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분위기가 조직 전체에 퍼져 나가면 그 조직이 망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명확한 기준은 조직을 발전시킨다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살을 베는 아픔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 아끼던 부하가 원칙을 어겨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에 구제할 핑계를 찾게 된다. 이렇게 한 번 예외를 두면 두 번째는 더 쉽게 원칙을 어기게 되며, 횟수가 거듭될수록 예외가 많아지면서 어느 순간 원칙은 더 이상 원칙이 아닌 것이 된다. 대를 위해 소가 희생되는 것이 아니라 소를 위해 대가 희생되는 결과를 낳게 되고, 이로 인해 조직의 질서는 무너지게 된다.

얼마 전 ‘김 과장’이란 드라마가 종영되었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조직의 돈 10억 원을 편취해 외국으로 도망가 그곳에서 편안하게 살겠다는 목적으로 일을 하면서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게 되고, 나중에는 편법과 불법보다는 원칙을 고수함으로써 회사를 구하는 의인으로 변신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변화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조직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그 사람의 과거 경험이나 성과, 언행을 점검하는 이유도 행동의 변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비가 오기 시작하면 물방울들이 모여 낮은 곳으로 천천히 흐르면서 물줄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는데, 한 번 물줄기가 만들어지면 그 다음부터 그곳을 지나는 물의 흐름은 빨라지고 양도 많아진다.

이때 다른 곳으로 물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새로운 물길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담배를 끊는 것처럼 행동의 변화를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를 포기한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수시로 자신의 행동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나의 행동으로 인해 이익을 얻는 사람(손해를 보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런 행동을 계속할 때 미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 내 행동을 보면서 어떻게 평가할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자기를 성찰해야 한다. 

위장전입과 같은 편법을 쓸 때나 실력보다는 연줄을 통해 승진을 시도할 때 단기간에 이익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주변 사람들은 자신을 결코 신뢰할 수 없는 사람으로 평가하게 될 것이다. 성찰을 통해 스스로 이런 결과를 얻었다면 이익을 위해 사용하려던 편법은 포기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포기할 수 있는 용기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을 지켜주게 될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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