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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5-17 11:1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인터뷰] SK그룹 첫 여성 CEO 허선영 SK엠앤서비스 대표
[인터뷰] SK그룹 첫 여성 CEO 허선영 SK엠앤서비스 대표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24.05.02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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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의 경쟁 이뤄지려면 윗사람이 심판 잘 봐야”

 

허선영 SK엠앤서비스 대표.<이필재>

[인사이트코리아=이필재 인물스토리텔러] “SK엠앤서비스는 복지 서비스 전문 기업으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을 합니다. 우리가 영위하는 업(業)의 본질이죠. 말하자면 구성원들이 스스로 두뇌 활용을 극대화할 때 최고의 성과가 나는 회사예요. 그렇게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들고 구성원들이 그렇게 일하도록 독려하는 코치 같은 리더가 되려 합니다.”

취임 5개월 된 허선영 SK엠앤서비스 대표는 “이제 전략적 차별화를 통해 지속 성장을 도모할 때”라고 말했다. 

“구성원과 머리를 맞대고 저마다의 강점을 파악해 그 강점을 적재적소에서 최대한 발휘하도록 도우려 합니다.”

SK엠앤서비스는 맞춤형 복지 서비스 몰 베네피아를 운영한다. 3700여개 기업·공공기관의 구성원 약 130만명이 고객인 플랫폼이다. 허 대표는 이 플랫폼을 튼실하게 만들려 요즘 캐시카우 사업들의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낭비 요소를 제거하는 등 사업별로 비효율을 걷어내는 작업도 병행한다. 이 회사는 IT 개발 외주 프로젝트도 한다. 

외주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임원이 외부 파견 인력 선발 문제로 고민할 때 코칭한 사례를 그가 들려줬다. 그 임원의 핵심적인 고민은 기껏 양성한 개발자가 파견 나갔다가 퇴사할까 봐 두려운 것이었다. 임원과의 면담을 거쳐 파견지까지의 출퇴근 시간이 2시간 이상 걸리거나 아이가 어린 사람은 파견 대상에서 배제하도록 했다. 이런 결정에 해당 파트장이 안심을 했다. 마침내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퇴사자도 없었다. 허 대표는 갤럽 강점 코치 자격증이 있다. 

“그 후 다시 그 임원과 면담을 했는데 그 새 머릿속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고 추진력도 붙었더군요.”

“모든 업무 담당자가 해당 분야 최고 돼야”

-혁신이라는 관점에서는 어떤 시도를 하나요?

“우리 회사가 수주를 잘하는 기업이라는 평판이 있는데, 앞으로는 이익 규모의 성장, 구성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려 합니다. 또 우리가 아웃소싱 사업을 많이 하는데 우리 회사의 혁신을 통해 고객사가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고객사가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더라도 고객이 기술 트렌드 면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필요한 일을 찾아서 하려고요. 운영의 혁신이죠. 특히 올해는 우리의 혁신을 통해 고객사의 효율을 높이는 데 힘쓰려 해요. 그러나 테크 기업처럼 우리 회사가 혁신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기는 사실 어려워요.”

그는 고객사와의 계약기간이 만료됐을 때 연장을 하거나 고객사가 우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들려 한다고 덧붙였다. 

“데이터를 들여다보니 한 고객사가 우리한테 불만이 있을 거 같은데 공식적인 자료가 없었습니다. 담당 임원을 시켜 조사한 결과 고객사가 거래처를 바꾸려 하는 게 맞더군요. 이렇게 데이터를 분석하면 사업에 유용한 인사이트와 솔루션을 얻을 수 있어요. 의사결정을 할 때 경험을 근거로 판단하기보다 데이터로 검증을 하는 게 데이터 경영이죠. 경험과 데이터가 충돌할 때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는 거죠.”

-구성원의 전문성을 높이면 뭐가 좋습니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입니다. 모든 업무의 담당자가 해당 분야에서 최고가 돼야 합니다. 최고들이 모인 회사는 자연히 최고가 될 수밖에 없어요.”

-최고가 된 사람의 다수가 몸값을 높여 이직을 하는데요?

“결과적으로 회사가 디딤돌이 되는 거죠. 우리 회사에 다니는 동안 확실히 몸값이 올라가는 건 사실이에요. 이 문제는 요즘 세대의 가치관에 맞게 회사가 생각을 바꾸는 수밖에 없어요. 저는 팀장이 조직의 꽃이라고 생각하는데 누군가 이직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그 공백을 메우도록 팀원들을 대체 가능한 인력으로 양성해야죠.”

-MZ세대는 이전 세대와 가치관이 확실히 다른가요?

“다르지만, 관점에 따라서는 같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선배 세대가 힘들어도 참고 남 눈치 보느라 의사 표현을 제대로 안 했다면, MZ세대는 적극적으로 자기표현을 하는 거죠.”

-약점을 보완하는 것과 강점을 활용하는 것 중 어느 쪽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나요?

“강점을 잘 활용하는 게 훨씬 중요해요. 팀 빌딩도 구성원의 강점을 기반으로 해야 합니다. 만일 내가 임원인데 상대적으로 전략에 강하고 자기 아래 팀장이 실행에 강하다면 강점을 서로 결합해 팀 성과를 높여야죠. 약점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면 나의 약점을 보완해 줄 다른 팀원이 분명히 있어요. 내가 못하는 건 나보다 잘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위임하면 됩니다.”

매달 전사 게시판에 CEO 레터 올려

허 대표는 SK텔레콤의 첫 여성팀장이다. 이 회사의 첫 공채 출신 여성 임원이고, 2019년 SKT의 판매자회사 PS앤마케팅에서 SK그룹 첫 여성 CEO를 지냈다. 

-MBTI가 20년째 관리자 중에 많은 ESTJ(외향형·감각형·이성적·계획적)던데, 똑똑하고 부지런한 ‘똑부형’ 리더 같습니다. 

“똑부형 리더라 전 직장인 PS앤마케팅 대표로 있을 때 임원·팀장들이 좀 힘들어했습니다. 주니어들에겐 관대하고 책임을 맡은 리더들에겐 요구를 많이 하는 편이죠.”

똑부형보다는 똑똑하고 게으른 ‘똑게형’ 리더가 각광을 받는 시대다. 그는 ‘부지런한 리더’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허 대표는 매달 전사 게시판에 CEO 레터를 올린다. 경영 방향성과 정책 등 경영 현안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쉽게 설명함으로써 회사 정책에 공감하고 스스로 행동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다. CEO 레터 경영이라고 할까? 그는 가능한 한 구성원의 관점에서 레터를 쓰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선의의 경쟁을 강조하시는데, 조직 안에서 진정한 선의의 경쟁이 과연 가능합니까?

“선의의 경쟁이 이뤄지려면 윗사람이 심판을 잘 봐야 합니다. 임원에 대해선 CEO가, 팀장에 대해선 임원이 심판 역할을 잘해야죠. 사실 누군가 좋은 성과를 냈으면 옆에서 백업을 잘했거나 당사자와 연결된 사람들이 잘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이때 윗사람이 제대로 평가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선의의 경쟁이 이루어지죠. 이 평가를 잘못하면 그때부터 이기기 위한 경쟁이 벌어집니다. 결국 리더가 판을 잘 깔아야 합니다. 리더는 구성원의 환경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예요.”

-아랫사람의 공을 가로채는 상사도 있는데요?

“공을 인정받으면 자기도 아랫사람을 인정해 줘야 하는데 후배들을 경쟁자로 여기는 리더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리더는 후계자를 키우지 않죠. 심지어 후계자가 될 만한 사람을 계속 인사 이동시켜 대안이 되지 못하게 만드는 리더도 있어요. 참고로, SK그룹은 1~3순위 후임자를 반드시 기록하게 합니다.”

허 대표는 서베이를 통해 구성원의 의견을 주기적으로 수렴, 경영 활동에 반영한다. 부임 후 가장 먼저 한 일도 구성원 대상 행복 서베이였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우선 추진 과제를 선정했다. 서베이에서 구성원들은 코로나로 시작된 주 2일 재택근무를 일종의 복지제도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이후 대부분의 기업이 사무실로 복귀했지만 우리 회사는 주 1일 재택근무를 해요. 구성원들이 많이 요청한 대여섯 개의 과제에 대해선 우선순위를 매겼습니다. 시간이 적게 걸리는 것부터 차근차근 해결하겠다고 전사 게시판에 올렸어요. 기업과 구성원이 윈윈 게임을 해야 합니다. 회사는 성장했는데 구성원이 불행하다면 진정한 성장이 아니에요.”

SK그룹 계열사도 대부분 재택근무를 없앴다.  

-기업에, 비전이란 어떤 거라고 보나요? SK엠앤서비스의 비전은 뭔가요?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잡는 등대 같은 거죠. 우리 회사의 비전은 4개 사업별로 업계 최고가 되는 겁니다. 그 방법이랄까 경로는 구성원의 행복이에요. 출근하는 게 즐겁고, 일하고 싶고, 내가 성장한 결과 업무 성과가 좋아지면 회사 생활이 행복합니다. 그 행복감이 커지면 몰입하게 되고 회사도 성장 목표를 달성합니다. 행복 지수가 높으면 구성원의 몰입도도 높아져요. 역으로, 조사에 따르면 사람은 몰입할 때 행복합니다. 정작 우리 앞의 현실은 딴판이죠. 한국은 조직 몰입도가 12%로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미국의 3분의 1, 글로벌 평균의 2분의 1 수준이죠. 특히 구글 같은 기업은 구성원의 몰입도가 굉장히 높아요. 리더가 할 일은 구성원이 일에 몰입할 수 있게 돕는 겁니다. 몰입도를 높여 일을 최고로 잘하게 만들어야죠. 단언컨대 조직 안에서의 행복이란 곧 업무에 대한 몰입이에요.”

“재임 중 100번의 행복토크 자리 만들고 싶어” 

그는 HR(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게 사람을 잘 뽑아 잘 키우고 퇴직과 관련한 관리를 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좋은 회사의 기본 동력은 구성원의 행복이란 생각에서 구성원들과 행복토크도 한다. 

“재임 중 총 100번의 행복토크 자리를 만들려 합니다.”

4년 대표로 재임한 PS앤마케팅에선 행복토크를 89번 했다. 

그는 또 내부 구성원뿐 아니라 협업하는 외부 전문가에 대해서도 전문성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SK텔레콤 차세대 IT 추진실장 시절 3000억 가까이 들여 차세대 IT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이야기를 꺼냈다. 

“제가 PM을 맡았고 개발자 1000명 이상이 매달려 차세대 영업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주변의 우려와 달리 예정보다 4개월여 앞당겨 오픈했습니다. SI 회사·소프트웨어 개발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게 관건이었죠. 두 달 동안 팀 빌딩을 해 핵심 인력 30명을 원팀으로 만들었고, 개발자 리딩 그룹 100명을 참여시켜 변화 관리 워크숍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IT 프로젝트 하는데 왜 이런 과정이 필요한가 하는 고정관념과 싸워야 했어요. 변화 관리를 열심히 한 덕에 차세대 시스템으로 바꿨지만 10만명이나 되는 현장 사용자들이 시스템이 바뀐 걸 별로 못 느꼈어요.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소프트웨어 회사와 솔루션 회사들은 그 후 엄청나게 성장했습니다. 우리 프로젝트에 처음 적용한 기술들이 시장에 확산된 거죠.”

-구성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경영론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CEO가 단기성과를 요구하는 압박을 받다 보면 구성원의 성장이 뒷전으로 밀리지 않나요?

“그래서 CEO에게 2~3년의 시간을 줘야 합니다. 단기 성과보다 성장 여부, 회사가 좋아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지표죠. 숫자보다 재무제표의 내용을 봐야 합니다.”

-어떤 리더가 좋은 리더인가요?

“구성원과 잘 소통해 저마다 최고의 성과를 내는 한편 성장하게 만드는 게 리더의 역할이죠. 그럴 때 리더도 행복합니다. 리더로서의 보람이죠.”

허 대표는 ‘유리천장’을 뚫고 C레벨에 올랐다. 그가 임원이 되기 전 상사이던 본부장이 일 대 일 미팅을 하면서 물었다. 팀장 9년차일 때였다. 

“허 팀장은 왜 임원이 안 되는 거 같아요?”

“본부장님. 저는 후배들 키우는 팀장으로서의 삶이 너무 행복합니다. 사실 임원의 세계는 별로 관심이 없어요.”

본부장이 말했다. 

“그래서 임원이 안 되는 겁니다. 허 팀장은 윗동네에 너무 관심이 없어요.” 

애정 어린 충고가 고맙기도 했지만,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다. 이듬해 허 팀장은 임원이 됐다.  

“여성이 여전히 불리하지만, 남자보다 현저하게 낮은 확률로 기회가 옵니다. 그때 잡을 준비가 돼 있어야죠.”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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